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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상과 현실 사이, 남한산성

by what if 2021.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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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캐에게 고개를 조아릴 수 없다는 이상과 목숨을 구하기 위해 치욕을 감수하는 현실

 

영화 남한산성은 조선 인조 14년 청나라가 조선을 침입하면서 발발한 병자호란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 속 인조는 결정장애를 가진 사람처럼 묘사된다. 나라의 명운과 자신의 목숨이 달린 상황이니 정신이 나갈 만도 하다. 

 

남한산성, 2017

감독 : 황동혁

출연 :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장르 : 드라마

상영시간 : 139분


 

영화 남한산성의 명장면은 이조판서 명길과 예조판서 상헌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는 장면이다. 남한산성에 숨어든 인조와 대신들. 청의 공격은 매섭다. 목끝까지 다가온 청의 칼날. 남한산성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청은 무리한 요구로 압박을 계속한다. 

이조판서 명길은 치욕을 감수하고서라도 삶의 길을 가자고 한다. 하지만 예조판서 상헌은 오랑캐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것 자체가 삶의 길이 아니라고 말한다. 명길은 현실, 상헌은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결국 인조는 명길의 말을 따라 치욕의 길을 선택한다. 덕분에 자신과 백성의 목숨을 구하게 된다. 목숨은 구했지만 엄청난 치욕과 희생을 감수해야했다. 

 

영화 남한산성을 보면서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미중갈등이 심화되는 상황. 북한도 미국에 대한 도발을 서슴지 않고 있다. 미국은 우리에게 동맹의 편에 서라고 요구한다. 중국 또한 우리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을 가한다. 

 

정부는 전략적 모호함이라는 표현을 쓰며 상황이 해결가능한 지경에 있다고 말을 하지만 실제로는 통제 불가능의 지경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결국 자기 살길을 알아서 각자 챙겨야 한다. 

영화 남한산성에서 예조판서 상헌은 오랑캐에게 고개를 조아리느니 죽음을 택하겠다고 한다. 인조가 청 황제 칸에게 절을 하는 순간 상헌은 활복으로 자존심을 지킨다. 

 

오랑캐에게 고개를 조아릴 수 없다는 상헌. 왜 그랬을까? 오랑캐에 대한 당시 이해는 무엇이었을까?

 

오랑캐는 야만스런 종족이란 뜻이다. 야만스런 침략자를 업신여겨 이르는 말이다. 역사적으로는 15세기 중국 동북 지방에 살았던 여진족을 일컫는 말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우리나라도 오랑캐로 간주되었다. 

 

아무튼 조선은 오랑캐를 매우 야만적이고, 근본이 없는 족속으로 여겼다. 그랬기 때문에 오랑캐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일은 불가하다고 상헌이 주장했던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또한 역사 속에서 현실에서 옳고 그림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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